트렌드코리아 2024 키워드 요약 및 서평

언젠가부터 연말이 되면 트렌드코리아 책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 해가 어땠는지 정리되어 있어서 사회저 문화적 트렌드가 어땠는지 살펴볼 수 있고, 또 다음 해에는 어떤 트렌드들이 등장할지 읽어보는 재미가 있어서요. 2008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 책은 김난도 교수님과 많은 전문가들의 시선으로 잘 정리되어 있는 글이 담겨있어요. 그래서 읽을 때, '아~ 맞아, 올해 이랬지' 하면서 올해 트렌드를 정리하고, 내년 트렌드에 대해선 '아, 이런 흐름 때문에 이런 점이 유행하겠구나' 하고 알 수 있는, 통찰력을 키워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1. 트렌드코리아 2024

그럼 전문가들이 보는 2024년의 트렌드는 어떨까요? 2024년은 청룡의 해라고 해요. 그래서 책의 부제목으로는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년을 기원하며!'라고 적혀있네요. 2024년의 메인 키워드는 용의 해답게 'DRAGON EYES'입니다. 그래서 아래 나올 각 트렌드 키워드는 드래곤 아이즈의 각 알파벳을 따서 만들어져 있습니다.

 

2023년, 큰 센세이션을 줬던 Chat GPT에 대한 이야기로 서문은 시작합니다. 2024년에도 인공지능에 대한 흐름은 여전할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책은 말하고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를 확정하던 날, Chat GPT에게 2024년 대한민국의 소비트렌드를 물어봤다고 해요. 챗GPT가 내놓을 이야기가 이번 책에 담길 전망과 얼마나 유사할지 긴장하면서요. 책의 저자들은 챗GPT의 결과를 보고는 아직 인공지능이 사람의 '창의'영역을 따라올 순 없다는 점을 발견하고 안도했다고 해요.

 

그렇지만, 여전히 인공지능은 여전히 2024년 대한민국 많은 영역에 큰 영향력을 미칠 거라고 예상합니다. 작게는 개인의 과제 및 업무 향상에 도움을, 크게는 사회 문제 분석 및 방대한 연구들에도 쓰이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줄 테니, 이를 잘 핸들링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해 보입니다.

 

2. 각 키워드 요약

- Don't Waste a Single Second : Time-Efficient Society : 분초사회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섹션입니다. 사실 요즘처럼 1분 1초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했던 때가 있었나 싶어요. 책에서 나온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지도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언제 버스 혹은 지하철이 오는지 체크하고 집을 나서고, 환승하는 곳이 가장 가까운 지하철 플랫폼을 확인하고 타죠.

 

시간 단위로, 분 단위로 서비스를 구매하는 일도 많아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는 화상영어 교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수강생분들은 원하는 시간대를 설정하여 매주 주기적으로 1회 25분씩 수업을 받을 수 있어요. 이런 분 단위로 수업하는 것에 대한 수요가 아주 많고, 시간을 분 단위로 활용할 수 있어 수강생 분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생각해요.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고 볼 것, 할 것들이 많아지면서 개개인의 시간이 더욱 중요해진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Rise of 'Homo Promptus' : 호모 프롬프트

챗 GPT와 관련해서 인공지능에게 정확하고 직관적인 명령을 내리기 위해 프롬프트를 작성하죠. 어떤 프롬프트를 작성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퀄리티가 달라지기 때문에 프롬프트를 잘 작성하는 것이 곧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는 것이 된다고 해요. 그래서 사람의 역할이 중요한 프롬프트라고 해서 호모 프롬프트가 두 번째 키워드였습니다.

 

컴퓨터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프롬프트가 낯설지 않은데요. 과거에 이러한 프롬프트는 보통 데이터 관리자들이 많이 사용했어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프롬프트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조건문 등을 잘 활용해서 작성해야 했죠. 하지만 이제는 챗 GPT를 포함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할 때 일반일들도 효율적인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해졌어요. 

 

앞으로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것과 더불어 인공지능 서비스 사용을 위한 프롬프트 작성법까지 배우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 육각형인간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인간을 표현하는 세 번째 키워드, 육각형인간입니다. 다만, 여기서 육각형인간은 노력으로 인한 성취보다 타고난 재력과 얼굴 등이 조건이 된다고 해요. 일례로,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에 대해 '육각형인간'이라고 부르며 모든 방면에서 뛰어나다는 뜻으로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노력을 통해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은 육각형인간의 조건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육각형인간은 좀처럼 되기 어려워 보이는데요, 과거에는 가난을 극복하고 성공한 케이스가 지지와 열광을 받았다면, 지금 사회에선 그러한 성공신화가 크게 인기를 끌기 어려워 보입니다. 오히려 타고나기를 육각형인간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 Getting the Price Right : Variable Pricing :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기업들은 인기 있는 시간대, 유통이 되는 플랫폼에 따라 다양한 가격으로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다각도로 구매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와 같은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이 중요해졌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소비자구매가'라는 것이 정해져 있었는데요, 요즘은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똑같은 제품이라도 마트, 편의점, 다이소에서 그 가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을 세우기 위해선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사전 조사가 철저하게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사회처럼 많은 정보를 통해 꼼꼼하게 따져보고 소비할 수 있던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소비자에게 많은 정보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가격 차별화를 선보이는 것이 중요' 해 보입니다.

 

- On Dopamine Farming : 도파밍

도파민 + 파밍이 합쳐진 단어, 도파밍입니다. 인간은 항상 재미를 추구해 왔지만, 요즘처럼 다양한, 강력한 재미와 경험을 주던 때가 있었나 싶습니다. 사람들은 매일 자극적인 정보와 동영상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유튜브의 숏츠, 틱톡처럼 짧고 임팩트 강한 영상에 시간을 많이 보내고 이러한 영상들이 유행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도파밍'을 추구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도파민은 새로운 자극에만 분비가 된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전에 못해본 경험, 재미를 쫓게 되면서 이전에 못 느껴본 강렬함과 자극적인 정보에 중독되는 것 같습니다. 책에서는 도파민과 '마음을 편히 갖고 명상하고 다른 사람을 도울 때 나오는 호르몬'인 세로토닌과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진정한 행복을 이루기 위해선'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균형이 중요해 보입니다.

 

- Not Like Old Daddies, Millennail Hubbies : 요즘남편 없던아빠

결혼과 육아가 필수가 되지 않는 사회가 되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스타일의 남편과 아빠가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결혼도 자신의 '일'처럼 커리어를 가꾸듯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는 래퍼 빈지노 님의 말을 보면 요즘남편들이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과거 가부장적이던 가정 분위기와 지금의 가정에서 드러나는 분위기는 매우 다릅니다. 

 

여성의 일과 커리어가 과거보다 중요해지면서 많은 가정은 맞벌이 형태로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가사노동의 분담은 아내만의 것일 수 없기 때문에 요즘남편과 없던아빠가 생겨났다고 보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결혼할 결심'이 부담이 되고 '아예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하니,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 주목할만한 점은, 직장의 분위기가 출산을 장려할 때, 출산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인터뷰이의 답변이었습니다. 저출산의 문제는 개인이 절대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가 나서서 더 결혼하고 싶은, 아기를 낳아 기르고 싶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는 격려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Expanding Your Horizons : Spin-off Projects : 스핀오프 프로젝트

'스핀오프는 주로 콘텐츠산업에서 "어떤 특정한 원작에서 파생되어 나온 작품"을 지칭하며, 영화나 드라마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이 개념이 단순이 영화, 드라마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범위가 넓어지며 최근에는 브랜드, 기술, 조직관리, 개인 경력 개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의 경우, 사이드잡, 사이드 프로젝트라고도 하는 스핀오프 프로젝트는 개인의 역량 강화와 추가적인 소득 파이프라인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스핀오프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부업은 스핀오프 프로젝트라고 부르지 않으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연장선상에서 개인의 새로운 역량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자기 계발과 적용의 시도를 의미한다고 해요.

 

2024년 저 역시 개인적인 스핀오프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 You Choose, I'll Follow : Ditto Consumption : 디토소비

'Ditto'는 '나도'라는 의미의 영어 표현입니다. 뉴진스의 노래로 많은 분들이 디토 뜻에 대해 알게 되셨을 것 같아요. 디토소비는 '나도'소비인 거죠. 과거에는 인플루언서나 좋아하는 최애가 구매한 상품은 무분별적으로 아묻따 구매했다면 이제는 개인이 인플루언서 혹은 브랜드, 플랫폼에서 영향을 받아 본인에게 맞는 구매인지 가치관을 따져본 후에 소비한다는 점이 다른 점입니다. 

 

저도 책을 읽어보니 이러한 방식으로 디토소비를 하고 있었더라고요. 제가 필요로 하는 물건이 있을 때, 유튜브의 인플루언서가 사용하는 것을 보거나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며 설명할 때, 마음이 움직여 구매까지 이어진 적이 많았습니다. 이는 물건을 검색하고 리뷰를 일일이 확인하고 가격을 비교하는 등의 부가적인 에너지를 쓰지 않아서 좋고, 이미 그 인플루언서에게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소비 형태라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사람들의 디토소비는 이어질 것이라고 보입니다.

 

- ElastiCity. Liquidpolitan : 리퀴드폴리탄

'유연한 도시' 리퀴드폴리탄입니다. 도시와 도시를 잇는 수단들이 많아지고 빨라지면서 '과거 '고정된 도시'에서 다양한 구성원들이 어우러지는 '유연한 도시'로 도시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합니다. 도시는 멈춰있지 않고, '지역만의 콘텐츠가 흐르고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사람들이 이동하며, 그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축적하는 새로운 변화'의 리퀴드폴리탄이 생기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제주만 해도 리퀴드폴리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주도는 작은 섬이지만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점들 때문에,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분위기 때문에,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 때문에 사람들이 제주와 서귀포를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도시가 멋있게 세월을 쌓아가기 위해선 유연한 도시, 리퀴드폴리탄이 되어야겠지요.

 

'이제 100개의 도시는 100개의 정체성을 가진 개성 있는 리퀴드폴리탄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 Supporing One Another : 'Care-based Economy' : 돌봄경제 

'돌봄이란 타인이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최근 돌봄의 개념이 극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라고 합니다. 돌봄경제는 누가 누구를 어떻게 돌보느냐를 기준으로 1. 배려 돌봄, 2. 정서 돌봄, 3. 관계 돌봄으로 나뉠 수 있다고 합니다. 집중해서 볼 만한 대목은 기술의 발전으로 대면으로 행해지던 돌봄의 영역이 비대면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대면 돌봄의 예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AI 로봇이 전화를 걸어 약은 복용 하셨는지, 건강 상태는 어떤지, 특이 사항은 없는지 등을 체크하여 의료진 혹은 시에 리포트를 작성하여 돌봄 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 분들의 수가 많지 않아 개인에게 업무가 과중되는 일이 많았는데, 이러한 비대면 돌봄이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입니다.

 

 

3. 끝으로

2024년을 맞이하며 전문가의 시선에서 내년 소비 트렌드에 대한 통찰력을 빌려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키워드 하나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하는 게 없이 모두 공감이 가고 추가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뱃속의 아기와 함께 책 태교까지 할 수 있었으니 일석이조였네요. 

 

2024년 소비 트렌드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